전설로 남은 이야기, 장진호 전투(1/3)

생생! 6·25/6·25전쟁 10대전투 2011.11.08 09:21

 6ㆍ25전쟁 내내 열심히 싸우지 않았던 부대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멋진 승리를 거둔 부대도 있지만 비참한 패배를 당한 부대도 있었고, 전선에서 치열하게 격전을 치룬 전투부대도 있지만 후방에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묵묵히 지원 임무에 투입되던 부대도 있었습니다. 비록 국적과 단대호로 구분되기는 하였지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이처럼 모든 부대들은 땀과 눈물 그리고 귀중한 피를 받쳐가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선혈들의 노고로 대한민국은 지켜졌습니다.]



 당시에 활약한 아군 지상군 사단급 부대만 하더라도 국군이 휴전직전 창설되어 실제로 전투에 투입되지 않았던 부대들까지 합하여 18개 사단, 미군이 9개 사단, 영연방군이 1개 사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은 그 어느 행위보다도 결과가 중요하다보니 굳이 순위를 가르려 한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인상적인 전과를 올린 부대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것은 6ㆍ25전쟁 당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전쟁 기간 중 가장 격정적이었던 1950년에 세계 전쟁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부대가 있는데, 바로 미 해병 1사단입니다. 한국에 파병된 미군 부대 중 본토에서 가장 먼저 달려 온 부대였는데, 낙동강방어전, 인천상륙작전, 원산상륙작전, 장진호전투 및 흥남철수처럼 1950년 한반도 곳곳에서 벌어진 굵직한 전투에 모두 등장하여 너무나 인상적인 전과를 남겼습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의 미 해병 1사단 장병]



 적의 배후를 강타하여 서울을 탈환한 인천상륙작전은 미 해병 1사단의 명성을 길이 빛내준 기념비적 전과였습니다. 하지만 전사에 간략하게 패배로 기록된 장진호전투가 세계 전쟁사의 전설로 남는 뛰어난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패배면서도 아이러니컬하게도 영광으로 남을만한 전투라는 정의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장진호전투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내용과 결과,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할 수 있습니다.

 1950년 10월 26일, 동해안의 요충지인 원산에 미 해병 1사단이 상륙하였지만 그것은 이미 군사적으로 무의미한 전과였습니다. 기뢰에 막혀 한 달 동안 바다 위를 맴돌 때, 원산을 국군 1군단이 점령하고 지나간 이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함경도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전진하기로 예정되었던 미 해병 1사단에게 후속할 미 3사단이 원산에 상륙하면 전선을 인계하고 장진호로 진격하라는 새로운 임무가 부여되었습니다.

[미 해병 1사단의 원산상륙 모습, 하지만 무의미한 작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명령을 받은 미 해병 1사단장 스미스(Oliver P. Smith)는 갈수록 험해지는 한반도북부의 지형과 급격히 추워지는 기후상태를 고려할 때, 보급로를 안정화하지 않고 무작정 앞으로 내달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스미스는 명령 자체를 거부하지 않았지만 배후를 단속한 후 앞으로 나가다 보니 진격이 소걸음일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조속한 진격을 명령한 미 10군단장 알몬드(Edward Almond)를 화나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달력의 날짜는 11월 초였지만 이미 함경도 산악지대는 폭설이 내리는 한 겨울로 급변한 상태였습니다. 미 해병 1사단은 태평양전쟁에 참전한 경험 많은 예비역들이 포함되어 편성된 부대였기 때문에 전투력은 타 미군 보병사단에 비해 월등히 좋았고, 이 때문에 낙동강방어전과 인천상륙작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동계 전투 경험은 전무 하였고 이런 고산준령의 산악지대에서의 전투도 상당히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장진호 철도를 따라 내륙으로 진격하여 들어가는 미 해병 1사단]



 이와 같이 낯선 곳을, 낯선 날씨에 진격한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었으므로 스미스는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하였습니다. 따라서 군단장 알몬드가 아무리 채근하고 독촉해도 진격로 주요 거점마다 병참기지, 비행장 등의 지원 시설을 갖추어 배후의 안전을 확보한 후 앞으로 나가는 방식으로 전진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미스의 이러한 판단은 얼마가지 않아 최악의 상황에서 기적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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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말고개의 북 전차 섬멸전

생생! 6·25/울프독의 War History 2011.11.08 09:17

 1950년 춘천 방면에서 국군 6사단 7연대의 선전[善戰]에 졸렬한 전투를 했던 북한군 2사단을 제치고 춘천을 맹공하여 점령한 부대는 북한군 7사단이다. 당시 북한군 7사단의 정보장교로 참전했던 중국 동포 김동욱 씨는 아득한 젊은 시절, 그의 부대가 남하하던 때를 아래와 같이 회상했다.

 북한군 7사단은 모두 중국 내전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강한 사단이었다. 중국 내전이 끝난 후 모택동에 의해서 김일성에게 선사된 조선족으로 구성된 정예 사단이었다. 7사단은 안동 점령후 사단 호칭을 12사단으로 바꾼다. 북한군 7사단의 그의 연대는 춘천 점령 부대가 아니라 양구를 점령하고 남으로 침공해 내려온 부대였다. 중국 동포 어르신 분의 심한 사투리의 녹취한 말을 그대로 옮겨 문장이 어색하지만 잘 보시기 바란다.

 이 일화를 채집한 정현수 씨가 남한 침공시 어느 전투가 제일 치열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김동욱 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T-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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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과 춘천 사이에서 일어난 전투에서다. 그 사람들을(국군을 말함) 포로로 붙잡아서 심문하니까 다 철거(장비를 다 버렸다는 뜻)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부대가 해체 되었다는 말) 자신(국군 포로)들만이 꼴이 되었다고. 그래도 백골 부대인지 정말 대단했다. (부대원들이 자신들에게 포로가 되었지만 백골 부대가 매우 용감했다는 말을 하는 것, 여기서 말하는 백골 부대는 춘천 전투에서 북한군에게 큰 타격을 준 6사단을 잘못 오해한 것이며, 이 때는 유명한 3사단 18연대-백골 부대가 탄생하기 전이다.)

 홍천을 지나서 원주 제천 쪽에 대마우 고지라고 있었는데, 우리가 그 고지를 못 올라가서 전차 부대와 소련제 오토바이 부대, 자동포 11대(자주포, SU-76) 까지 동원해서 대마 고개까지 올라가다가 백골 부대에게 격파 당했다. 당해 낼 재간이 없어서 다 파괴당하고 마지막에 젊은 사람은 다 도망쳤다.(북한에서 모집한 신병들을 말하는 듯. 중국 내전에서 실전을 풍부하게 겪은 조선족 병사들은 북한 출신 병사들을 조선병이라고 부르며 멸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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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북한군 소속 한국전 참전 노병이 되게 당했다는 전투는 어디서 어떻게 싸운 전투일까? 

 한반도의 중부 전선인 가평-춘천-양구 전선에서 싸운 국군 6사단은 춘천 지역에서만 잘 싸운 부대가 아니었다. 6사단의 춘천 지역 방어전투는 임부택 중령의 7사단이 했지만 양구 지역 방어전투는 함병선 중령의 2연대가 담당했었다.

[SU-76]



 6사단의 3개 연대 중에 예비 연대로서 원주에 주둔하고 있던 19연대는 원주에 주둔하고 있다가 급한 전황의 춘천으로 배치되었지만, 춘천 철수 결정으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었다.

 양구 전선에서부터 적에게 타격을 주며 철수해 오던 6사단 2연대는 지역 방어형 지연 전술보다는 후방의 유리한 지형을 점령하여 적에게 섬멸적 반격을 하기로 하고 홍천 북방 말고개로 철수해서 방어선을 폈다. 때는 이웃 연대인 7연대가 춘천에서 잘 싸우고 철수한 1950년 6월 28일이었다.

 6사단 2연대가 말고개에 방어선을 폈을 때 6사단 19연대가(연대장 : 민병권 대령) 증원되어 고개 건너편 사면에 배치되었다. 긴 말고개 양 쪽에 두 개 연대의 전차 공격조가 적 전차를 대기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말고개에서 내려오는 북한군 7사단 전차 부대를 협격한 6사단 2연대(분홍색) 와 6사단 19 연대(청색)의 부대 배치도]



 두 연대 모두 전차 특공조를 편성해서 전차 공격에 대한 연구와 훈련을 했었다. 유감스러웠던 것은 두 연대 사이에 긴밀한 연결과 협조 방법이 강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나중에 포상에서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양구로 내려온 북한 7사단 연대는 아직도 홍천을 점령하지 못한 것 때문에 힐책을 받았던지 6월 28일에는 전차와 자주포(SU-76), 야포 등 가용한 전투력을 총동원하여 결전을 시도하였다.

 말고개의 잠복하고 있었던 국군은 지시를 오해한 2연대의 57mm 포가 미리 철수하는 등 혼란이 있으나 적 전차의 고개 진입 전 무사히 원위치하고 적을 대기하였다. 마침내 적 전차 부대가 고갯길을 천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때 고개 입구 일대를 담당한 제 8중대장 서봉호 중위는 도로를 파서 대전차 장애물을 설치한 것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을 보고 진두에 뛰쳐나가 전투를 지휘하다가 전차 포탄에 맞아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고갯길로 올라온 전차는 사실은 SU-76이다. 그러나 증언을 존중하여 그냥 전차라고 쓴다.)

 제 8중대 전투 지대를 통과한 적 전차는 쏟아지는 포화와 수류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첫 번째 굴곡 지점을 돌아섰다.

[57mm 대전차포]



 그 찰나 대기하고 있던 57mm 대전차포가 불을 뿜었다. “꽝!”하는 소리와 함께 적 전차에 명중한 철갑탄이 튕겨 나갔다. 적 전차는 꿈쩍도 하지 않고 전진해 왔다. 사수는 다급해졌다. 제 2탄, 제 3탄을 연거푸 발사했다. 그러나 3탄을 발사한 직후 적 전차가 반격한 첫 탄에 57mm 포는 배수구에 처박히고 사수는 공중으로 높이 치솟았다가 그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잠복한 국군 병사들은 공포감이 들었다. 첫 포를 제거한 북한 전차는 거침없이 고개를 계속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만일 적 전차가 아군의 마지막 대전차 방어선인 고개의 두 번째 구비진 곳을 통과한다면 그 이남에는 이들을 방어할 수 있는 지형도 없거니와 방어 배치 또한 없기 때문에 적은 홍천까지 단숨에 진출 할 수가 있게 된다. 제 2연대 대전차중대 제 2소대 1분대장 김학두 일등 중사는 57mm철갑탄을 장전했다. 그 50m 전방 구비진 도로변 배수로 속에는 제 19연대 전차특공대원 조달진 일병이 수류탄을 움켜쥐고 전방을 노려보고 있었다.

 적 전차는 점점 다가왔다. 

 먼저 공격한 사람은 대전차포의 김학두 사수였다. 그는 방앗끈을 잡아 당겼다. 그는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연달아 2탄, 3탄의 고폭탄을 발사하였다. 선두 전차는 첫 탄에 측면이 관통되어 급정차하였으며 두 번째 전차가 그 뒷면에 충돌하였다.

 이때 길 옆에 잠복하고 있던 조달진 일병이 쏜살같이 1번 전차로 뛰어 올라가 수류탄을 던져 넣고 도로 좌측 벼랑 밑으로 굴러 떨어졌으나, 중간에서 나뭇가지에 걸려 목숨을 건졌다. 대전차 포탄에 의한 것인지 내부에서 조달진 일병이 던진 수류탄 덕분이었는지, 적 전차는 굉장한 폭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김학두 일등 중사는 계속 2번 전차 측면에도 명중탄을 퍼부었다.

 적 전차 대열은 선두차가 파괴되자 모두 정차하였다. 이 때 길 옆에 잠복한 병사 한 명이 3번 차에 뛰어 올라 수류탄을 던져 넣어 승무원을 몰살시켰다. 후속하던 4번 차는 이것을 보고 당황한 나머지 화양강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리하여 수류탄 한 방에 전차 두 대를 잡았다는 소문이 제 2연대 장병들 사이에 자자하게 되었다.

 전차 행군 대열이 정지하자 후미차부터 뒤로 빠져 나가기 위해서 전차장이 전차 햇치를 열고 뒷면을 살피고 있었다. 이때 그 10여 미터 떨어져 있던 좌측 능선(19연대) 위에 배치된 아군이 발사한 2.36인치 로케트 포탄 한 발이 햇치 안에 정통으로 들어가 터지면서 불길을 내뿜었다. 이리 하여 적 전차 10여량은 좁고 굴곡이 심한 언덕길 중턱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게 되고 말았다.

 고개 양쪽에 매복한 국군 장병들은 힘찬 함성을 지르며 적 기갑부대 행렬을 향해 돌진하였다.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가 돌격하는 장병들을 덮어버려 이들을 대담하게 만들었다. 제 2연대와 제 19연대 병사들이 뒤범벅이 되어 수류탄을 던지고 앞을 다투어 전차에 올라탔다. 

 북한군 전차병들은 너무 놀라 도로 옆 벼랑으로 뛰어 내려 도망치기에 바빴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2연대 장병들은 적 전차는 소련군이 직접 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었으나, 2번 전차에서 죽은 전차장(대위-중대장)의 시체를 검사한 결과 북한군임이 밝혀졌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분열중인 SU-76]



 이 전차 몰살전을 50m 이내의 거리에서 지켜본 지역의 정춘옥 방위 소위는 이렇게 회고하였다. (이 때 민병대 수준의 호국군이라는 조직이 지역마다 전국적으로 조직되어 있었다. 방위 소위는 이 조직의 소위를 말한다.)

 "57mm 포 첫 탄이 명중하자 선두 전차가 정지했다. 승무원이 햇치 밖으로 머리를 내미는 순간 한 병사가 자주포 뒷면으로부터 뛰어 올라가 수류탄을 던져 넣고 사라졌다. 전투가 끝난 직후 나는 현장으로 달려가 보았다. 1번차는 우측면에 포탄이 관통한 구멍이 나 있었고 승무원은 새까맣게 타 죽어 있었다.

 그리고 1, 2, 3번 차는 후방 출입문이 있는 전차(SU-76)였고, 화양강에 굴러 떨어진 것은 좀 크고 형태도 다르며 포신 또한 길어보였다(T-34전차). 그러나 5번 차 이후의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 SU-76 내부에는 그들이 남침한 뒤 마을에서 약탈한 혼수감으로 보이는 비단 옷감이 가득 실려 있었다"

[57mm 대전차 포 - 영국 6파운드 포를 개량한 것이다.]



 춘천에서 북한군의 남침 첫 날 옥산포에서 적 대군을 포병으로 분쇄시킨 6사단 18포병대대장 김성 소령은 노획한 전차를 활용해 보려고 전차 안에 들어가 포와 내부 조종 장치를 살펴보았으나 그 조작 방법을 알아 낼 수가 없었다.

 아까운 일이었지만 적 전차를 포기하고 파괴하는 수밖에 없었다. 제 2연대에 배속된 사단 공병대대 제 2중대[중대장 백 수욱 대위]는 불에 타지 않고 도로 위에 서있는 전차마다 폭약을 장치하여 이를 폭파시켰다.

 그러나 두꺼운 장갑 때문에 완전이 파괴된 것은 그 중의 약 반수에 지나지 않았다.

[말고개 입구에서 전차 특공조에게 섬멸된 북한 T-34전차와 사살당한 북한 전차병들]



 말고개의 전차 섬멸전이야 말로 개전 이래 국군이 한 장소에서 올린 최대의 적 기갑부대 섬멸 전과였다. 이로 말미암아 적의 홍천 점령이 이틀이나 지연됨으로서 춘천 방어 전투 이래 두 번째로 적 2군단 작전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하였던 것이다.

 이 말고개 전차 섬멸전에서 공훈을 세운 장병들에게 훈장과 특진이 후한 포상이 주어졌다. 첫 공훈을 세운 조달진 일병에게는 미 정부에서 동성 훈장이 주어졌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고개 전투는 우리 전사에서 상당히 저평가 되는 느낌이 있다.

 글의 서두에 소개했던 북한측 참전 노병은 치열한 춘천 전투의 전투 참가자다. 그런 분이 북측이 최대로 참담한 피해를 본 전투로서 춘천 전투보다도 이 말고개 전투를 회상한 것이 그 저평가를 오류를 지적해준다. 

 한반도 중부 방어를 책임진 6사단 7연대(연대장 임부택)가 춘천 방어에서 대단한 전투력을 발휘했었다. 춘천 전역에서 철수한 직후 충주 동락리에서 거둔 대승리가 7연대의 명성을 한층 드높이게 했다. 그 우측 양구 쪽을 담당한 2연대(연대장 함병선)나 예비였었던 19연대(연대장 민병권)는 그 전공이 별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 말고개에서 불후의 승리를 거두었다.

 적이 남침에서 도깨비 방망이로 휘둘러 우리 국군의 방어선을 유린하던 기갑부대를 좁은 산 고개에서 변변한 대전차무기도 없이 10량을 파괴한 것은 대단한 전공인 것이다. 더해서 말고개 전투는 3년간의 6ㆍ25전쟁이 현재 한국 육군 기갑교리 발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한 교훈, 즉 “좁은 산길에 기갑부대 투입하지 말라.”는 원칙을 강조해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이다.

 좁은 산길에 미군의 기갑 부대가 들어갔다가 큰 피해를 본 경우는 1950년 10월 평북 군우리나 운산, 그리고 장진호 전투가 있다. 북한도 서울 침공의 주범 105전차 여단의 전차 38량과 자주포[SU-75] 7량, 트럭 117량이 1950 년 7월 11일 평택 남쪽의 야산 좁은 길에서 미 공군의 공격으로 선두와 후미의 전차를 공격당해 전진 후퇴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섬멸당한 전례가 있고,

 1950년 8월 11일 해병대의 공격에 쫓겨 경남 고성에서 사천 쪽으로 도주하던 적 105전차여단 83기계화연대 소속 45량의 트럭과 55대의 모터 싸이클이 역시 해병대의 F-4U 콜세어 전투기에게 선두와 후미를 파괴되고 도로에 즐비하게 늘어서서 섬멸당한 전례도 있다.

 서울 북방에서만 대전차 수단 없는 한국군에게 힘을 발휘하였던 북한군 105전차여단의 사령관 류경수는 김일성 부인 김정숙의 여동생 남편으로 김일성과 동서지간이었다. 그는 내내 위와 같이 두들겨 맡는 기록을 세웠었다. UN 군의 인천상륙작전 뒤 류경수는 전차를 타고 북상 탈출을 시도하다가 조치원에서 퇴로가 막히자 전차를 버리고 산으로 해서 북으로 도망쳤다.

 그의 초라한 전적은 견책의 대상이지만 중공군 개입후 군단장으로 승진하여 한국 전선에 다시 나타났다. 17세부터 김일성의 충실한 졸개 노릇을 열심히 했었고 혈연적으로 믿을만한 동서였던 덕택이었다.

 개인적으로 6ㆍ25전사의 피아 기갑 부대 운용의 전례는 한국 기갑이 좀 더 한국적인 기갑 전술, 즉 기갑 공병의 중시, 보전 합동의 전술 숙지, 자주 박격포와의 합동 작전 등을 포함한 전술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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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보인다, 351고지 지원 작전

생생! 6·25/6·25전쟁 10대전투 2011.11.03 17:58

 실패로 막을 내린 중공군의 6차 공세이후 전쟁은 소강상태를 유지하면서 휴전 시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고지전으로 급격히 변모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남북을 급격하게 오가며 있어왔던 기동전이나 대공세는 어느덧 사라졌고 좁고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과도하다고 표현할 만큼 많은 병력과 화력이 집결되어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혈전이 일상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전쟁이 1년이 지나자 휴전을 염두에 둔 고지전으로 변하였습니다]



 인해전술을 앞세운 공산군은 야간에 병력으로 밀어붙였고, 아군은 주간에 강력한 화력으로 맞상대하였지만, 살이 맞닿을 정도로 좁은 고지에서의 화력 지원은 아군의 피해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에 제약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고지전은 병력이 우세한 공산군 측이 유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군이 화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면 경우에 따라서는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종종 위험한 도박을 하여야 했습니다.

 예들 들어 1951년 5월에 홍천 북방 778고지에서 벌어진 벙커(Bunker)고지 전투에서 고지를 선점하던 미 2사단 38연대가 10배 가까이 많은 중공군 12군에게 포위당하여 점령될 위기에 놓이자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진지에 몸을 숨기고 진내 포격을 실시하여 중공군을 격퇴시킨 경우도 있었지만, 사실 상당히 위험한 전술이었습니다. 정밀유도무기가 없던 당시에 이러한 위험을 상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하늘에서의 폭격이었습니다.

[고지의 목표지점을 공습하는 모습]



 적어도 제대로 통제만 된다면 포격보다는 좁은 고지를 놓고 혈전을 벌이는 지상군에 대한 지원은 공습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휴전을 앞둔 1953년 3월에 동부전선 351고지 전투에서 대한민국 공군이 보여준 항공 지원 작전은 이러한 예에 걸 맞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리고 그 훌륭했던 전과는 대한민국 공군의 전설로 지금까지도 자랑스럽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1952년이 되었을 때, 어느덧 대한민국 조종사들은 단독으로 출격하여 작전을 펼칠 수 있을 만큼 기량이 향상되었지만 보유한 하드웨어는 그리 충실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인수한 주력기는 지금까지도 최강의 프로펠러 전투기라는 명성을 가진 F-51이었지만 한반도 하늘의 주역은 어느덧 제트기들이었습니다. 따라서 한국 공군의 F-51은 공대공 전투가 아닌 대지 공격 임무에 투입되었습니다.

[한국공군의 위상을 만천하에 떨친 승호리 철교 폭격 작전]



 금강산 남쪽에 위치한 351고지를 적이 확보한다면 우리 측 방어지역의 전부를 감제할 수 있게 되어 아군의 방어가 위태롭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방어를 위해, 북한은 공격을 위해서 반드시 점령해야 하는 지점으로, 연일 피 비린내 나는 혈전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공산군이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피아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아군의 이점인 화력지원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연일 이어진 공산군의 공세에 고지가 피탈될 위기에 놓이자 공군이 전면에 나섰습니다. 강릉기지에 위치한 제10전투비행단은 위기에 몰린 아군을 지원하기 위해서 가동이 가능한 25대의 F-51전투기를 쉴 새 없이 교대로 투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단순히 고지에 대한 공습이라면 크게 어려울 일이 없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작전의 주안점은 피아를 정확히 구별하여 정확히 타격을 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 본 351고지]



 그러기 위해 최대한 저공비행을 하여야 했고 더불어 공격유도에 나선 전선통제기의 역할도 막중하였습니다. 작전수립부터 실행까지 한국 공군 단독으로 진행된 351고지 지원 작전을 위해 미군에서 파견 나온 T-6 전선통제기에도 한국 조종사들이 탑승하여 공격 목표를 정확히 지정하였습니다. 이렇게 목표를 유도 받았지만 F-51 전투기 조종사들도 피아식별이 육안으로 가능한 위치까지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적을 공격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군 지상군은 오폭으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던 반면 정확하게 타격을 당한 공산군은 커다란 손실을 입고 퇴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전투 과정은 5월말까지 계속 반복되었는데 기체에 그려진 태극기가 뚜렷이 보일 정도로 낮게 내려와 지원하는 공군의 활약은 고립된 351고지에서 악전고투하며 방어전에 임하던 지상군에게 커다란 힘이 되었고 반면 공산군에게는 악몽이었습니다.

[은빛 날개에 새겨진 태극기는 승리의 표상이었습니다.]



 비록 아쉽게도 휴전 직전 단행 된 공산군의 대대적인 공세로 고지가 피탈되면서 치열했던 전투가 막을 내렸지만 수개월간 지속된 351고지 지원 작전은 대한민국 공군의 모범적인 지상군 지원 사례가 되었고, 특히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의 지형에서 앞으로도 두고두고 교훈으로 삼아야할 지침이 되었습니다. 피격의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상군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 선배 조종사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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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G Inno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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