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실패하지 않은 고립방어전의 성지, 설마리

생생! 6·25/August의 군사세계 2010.04.15 08:13

 

  6·25전쟁 기간 동안 총 7차례의 중공군 대공세가 있었습니다. 이중 제1~3차 공세는 청천강에서부터 국군과 유엔군을 밀어붙여 불과 두 달 만에 서울을 재점령하고 아군을 37도선까지 후퇴하도록 만들었으니 전략적으로 중공군이 대성공을 거둔 공세임에 크게 이의가 없습니다. 그런데 1.4후퇴를 유도한 제3차 공세 말기에 앞으로의 전황을 암시할 만한 의미 있는 전투가 원주에서 벌어졌습니다.


[1951년 1월 3일 홍천-원주간 국도에 도열한 미 제2사단

이들은 퇴로가 차단되자 고립방어에 돌입하여 전세를 역전시킵니다]


  1951년 1월 7일 원주일대에서 미 제2사단이 북한군 제5군단에게 밀려나기 시작했는데, 배후가 차단당하자 후퇴를 포기하고 고립방어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방어선을 구축하고 화력의 지원을 받아 결사적으로 항전하자 오히려 공산군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중공군에 놀라 도망치기에 급급했지만 막상 이처럼 아군이 결사저항하자 공산군이 애를 먹었다는 사실은 암울한 시기에 유엔군에게 반격의 단초를 제기하여 주었습니다.



[지평리전투는 고립방어를 유엔군의 주요 전술로 선택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 지평리전투에서 사살된 중공군 )


  그리고 2월에 개시된 중공군의 제4차 공세에서 지평리를 역시 미 제2사단이 고립방어해내며 중공군을 붕괴시키자 이러한 믿음은 확고한 신념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중공군은 보급에 약점이 있는 군대여서 공세 초기만 버텨내면 충분히 아군의 화력으로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실패를 맛 본 중공군은 4월 제5차 공세를 개시하였는데 이번에는 서부전선을 돌파하여 서울을 다시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중공군은 임진강을 돌파하여 서울을 다시 점령하고자 공세를 재개하였습니다.]

( 폭파된 임진강철교 )


  당시에 중공군의 주력이 쇄도한 곳이 임진강 일대였습니다. 이곳은 미 제1군단 예하의 국군 제1사단, 영국 제29여단, 미 제3사단 등이 방어를 담당하였습니다. 인해전술을 앞세운 중공군은 파상공세에 나서 임진강을 건너와 아군의 배후를 하나하나 차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당시 영국 제29여단의 좌익을 담당한 글로스터(Gloucestershire)대대는 압도적인 중공군에 의해 본대와 연결이 끊기며 순식간 설마리 일대에서 완전 포위당하였습니다.



[중공군 제5차 공세당시 글로스터대대를 포위한 서부전선의 상세도]


  처음에는 야간 철수를 고려하였지만 전선의 상황을 고려하여 현지사수 명령이 하달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원주나 지평리처럼 어렵지만 고립방어 상태로 버텨주기를 원하였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구원부대가 포위망 돌파에 실패한데다 군단전체가 중공군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후퇴를 단행하자 결국 글로스터대대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하도록 조치되었습니다. 그들에게 허락된 것은 알아서 탈출하거나 아니면 항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임진강 전면을 경계하는 글로스터대대]


  결국 부상병들을 돌볼 대대장과 일부 비전투요원들만이 현지에 남고 중대 단위로 탈출을 시도하였지만, 국군 제1사단에게 구출된 D중대를 제외한 나머지 병력 모두는 중공군에게 포로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영국 제29여단은 전체 병력의 1/3이 손실되는 대패를 당하였습니다. 하지만 3일간이나 현지를 고립방어한 결과 동두천 지역으로 돌파구를 확대하려는 중공군의 기도는 완전히 좌절되었습니다.


[영국군의 분전으로 중공군의 돌파구 확대가 무산되었습니다]

( 당시 전투에서 피폭된 영연방 제29여단의 크롬웰전차 )


  비록 원주나 지평리처럼 구원받지 못한 고립방어였지만 글로스터대대의 분전은 중공군의 제5차 공세를 무너뜨리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중부전선에서 남하를 기도한 중공군을 영연방 제27여단이 가평에서 막아내면서 중공군의 제5차 공세는 좌절되었습니다.  영국 제29여단이 설마리에서 당한 패배를 영연방 제27여단이 가평에서 몇 갑절로 즉시 중공군에게 돌려준 것이었습니다.


[가평으로 긴급 전개되는 영연방 제27여단

이들은 영연방 전투사에 길이 남을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과장하여 말하자면 거대했던 중공군의 제5차 공세의 시작과 끝을 영국 및 영연방군이 담당한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현지고수를 명령받은 글로스터대대는 그곳에서 비록 장엄한 최후를 맞았지만 그것은 최후가 아닌 희생이었고 엄청난 반전의 도약대였습니다. 그리고 글로스터대대가 장엄하게 그 역할을 마감하였던 임진강변의 설마리는 6·25전쟁에 참전한 모든 영국군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설마리 전적지를 찾은 영국 제29여단 참전노병들]


  영국을 주축으로 하는 영연방군은 유엔 참전국 중에서 두 번째로 전투부대를 한국에 파병한 국가이자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의 지상군과 해군을 한국에 파견한 국가이기도 한데 (육군)부대구성을 보면 상당히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전술한 글로스터대대의 원래 명칭은 ‘글로스터쉐어연대 1대대(1st Battalion, Gloucestershire Regiment)’인데 연대전체가 참전한 것이 아니라 그중 1대대만 참전한 형태입니다.


[글로스터쉐어 연대는 1694년에 창설된 전통 있는 부대입니다.]


  당시 영연방 제29여단은 글로스터쉐어 연대 1대대, 근위 노섬블랜드 푸실리어 연대 1대대(1st Battalion, Royal Northumberland Fusiliers), 근위 얼스터 소총연대 1대대(1st Battalion, the Royal Ulster Rifles) 등의 3개 대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영국군 연대는 지방의 고유명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데, 제29여단은 이러한 독립된 3개 연대에서 각각 차출된 별도의 3개 대대로 편제된 부대입니다.


[6.25전쟁 당시 영연방군의 모습]


  영국군은 1년간의 해외 파견근무를 교대할 때, 병력을 교대하는 것이 아니라 예하 대대단위로 부대를 교대합니다. 즉, 각각의 연대에서 제2대대가 제1대대와 교대하는 형식이 종종 벌어지는데 이러한 부대구성과 방식은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연방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실정에는 명령지휘 계통에서 볼 때 상당히 낯선 방식이지만 나름대로 장점이 있으니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방식이라 판단됩니다.


[그들은 코리아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였는데 우리는 그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요?  ]


  하지만 이런 형식이나 역사는 단지 전쟁이후에나 살펴볼 수 있는 작은 재미일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생 살아오면서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코리아의 외딴 곳까지 와서 5~6배가 많은 생소한 적들을 상대로 자유를 위해 고귀한 피를 뿌렸다는 사실입니다. 숭고한  신념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영국 젊은이들이 모든 것을 바친 곳이 바로 임진강변의 설마리입니다. 하지만 설마리에서 있었던 그런 위대한 역사를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LG Inno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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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꾸는 세상살이 2010.04.15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은혜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지요.
    최소한 자신의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마음이라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미안함을 간직하고 그보다는 못하더라도 보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많은 나라들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졌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그 바램에 따라 자유를 지키며 잘 살아야 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평화와 자유를 선물하여야 합니다.

  2. 익명 2010.04.16 2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캡션의 1969년 창설이란게 맞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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