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0.11.01 95. 휴전반대로 얻고자 한 것 (105)
  2. 2010.09.10 79. 용문산의 승전보 (16)
  3. 2010.09.02 그녀의 이름으로 불려진 고지 (9)

95. 휴전반대로 얻고자 한 것

생생! 6·25/북한의 남침에서 휴전까지 2010.11.01 08:29

  1952년 12월 13일, 국제적십자사가 전쟁 종결과 상해포로의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하였을 만큼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열망은 커져 갔고  더불어 환경변화가 이루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해 말에 있었던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공화당의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가 당선되었는데, 그는 공약이행 의지를 보이고자 취임 전인 1952년 12월 2일~5일, 한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함과 동시에 소련과의 물밑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아이젠하워는 전쟁 종결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당선자 신분으로 방한 당시 국군 수도사단을 방문한 모습)


  그리고 1953년 3월 5일, 스탈린(Joseph V. Stalin)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소련의 정권도 교체되는 공산권측의 격변이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정권을 인수한 말렌코프(Georigi M. Malenkov) 주도의 소련 신정부는 3월 19일, 북한과 중국에 전문을 보내 전쟁 중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유엔군사령관 클라크 대장이 1953년 2월 22일 부상포로의 우선 교환을 제의하였을 때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던 공산군 측은 이처럼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자 3월 28일 김일성과 펑떠화이 공동명의로 부상포로를 교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통보하면서 태도를 바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4월 20일~5월 3일까지 판문점을 통해 부상포로들의 교환이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이때 유엔군은 6,670명을 공산군측에 인계하고, 684명을 송환 받았습니다.


  유엔군측의 일관되고 강력한 자유송환원칙 주장에 공산군측도 결국 동의할 수밖에 없었고 6월 4일, 스위스, 스웨덴,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인도 등 5개국으로 구성된‘송환거부포로 관리위원회’가 송환을 원치 않는 포로들의 심사와 기타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면서 휴전회담의 최대 난제였던 포로송환의 문제가 타결됨으로써 휴전은 눈앞에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때 한국정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는데, 그 이유는 포로송환협상 안이 송환을 원하지 않는 포로들의 즉각 석방을 주장한 한국정부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한국은 휴전회담 대표를 소환시키고 휴전회담 불참을 선언하였습니다.


[석방된 반공포로의 모습]


  비록 이승만 대통령은 일관되게 분단을 고착화 시킬 수 있는 휴전을 반대하는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었지만 포로 송환문제가 타결되자 휴전을 막을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는 포로송환 협정 조인 이틀 전인 6월 6일, 헌병총사령관 원용덕 중장을 청와대로 불러, 반공포로를 석방을 지시하였습니다. 밀명에 따라 작전을 입안한 원용덕은 6월 18일 24시, 미군들을 따돌리고 광주, 마산, 부산, 영천, 논산 등의 각 지구 수용소를 경비하던 육군 헌병대로 하여금 수용된 반공포로 석방 작전을 펼치도록 조치하여 성공시켰습니다.


  수용소 주변에서 사전에 통지를 받았던 국민들과 행정기관들은 탈출한 포로들을 보호하여 미군 당국의 검거와 재수용이 실패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때 석방된 반공포로는 수용된 35,698명중 27,000여명이었는데 19일 06시에는 중앙방송을 통하여‘반공포로의 석방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하여 공식화하였습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사건에 미국은 경악하였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한국정부의 조치에 대하여 즉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클라크 유엔군사령관도 성명을 통하여 유감을 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격한 반응을 보인 곳은 공산군측이었습니다. 이들은 예정되어 있던 휴전회담 실무협상 등 모든 회의를 취소하였으며, 6월 20일 본 회담에서 김일성과 펑떠화이 명의의 서한으로 비난하였을 만큼 격분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전회담이 결렬되는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만은 원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휴전협상을 거의 마무리할 단계에 이르고 있을 때 한국정부가 휴전을 격렬히 반대하고 나서자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었지만 전쟁 당사자인 한국정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휴전을 하기도 곤란하였습니다.


  한국정부의 반응이 워낙 완고하자 미국정부는 대통령 특사로 미 국무부 극동담당 차관보 로버트슨(Walter S. Robertson)을 한국에 파견하여 다음과 같은 조건을 한국 측에 제시하여 묵시적인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당시 미국은 ① 휴전 성립 후‘상호방위조약’체결, ② 장기간의 경제원조 제공, ③ 20개 사단으로 한국군을 20개 증편 등을 약속하였는데, 이것은 현재까지 우리의 안보를 지켜 준 커다란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정부는 휴전 자체보다 그 이후를 염려하였습니다.]

( 휴전반대 집회 모습 )


  사실 이승만대통령이나 한국 정부도 휴전이라는 대세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당시 정부가 걱정하였던 것은 휴전 이후의 문제였습니다. 어떠한 후속 안전보장 조치 없이 분단만 계속 이어진 상태로 단지 총을 쏘지 않는 것만으로 대한민국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미국이 확고한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방편으로 휴전반대를 적극 이용하였던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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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sbobet 2013.09.30 2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과 북한이 더 이상 재결합하지 왜 궁금 해서요

79. 용문산의 승전보

생생! 6·25/북한의 남침에서 휴전까지 2010.09.10 08:41

  하지만 제2연대는 결코 물러섬이 없었습니다. 사단 및 군단에서 지원된 5개 포병대대의 조명 및 화력지원 하에 중공군의 공격을 맨 앞에서부터 저지하여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압도적이었던 중공군 일부가 방어선을 돌파하고 제1, 2대대의 진지까지 접근하여 위기가 고조되기도 하였으나 제2연대 용사들은 진지 안으로 들어온 중공군과 백병전을 펼쳐 격퇴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분명히 이런 상황이면 국군은 전의를 상실하고 물러나야 하는 것이 맞았는데, 예측을 벗어난 제2연대의 이러한 용전분투는 중공군이 참전한 후 처음 겪는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더구나 동쪽의 국군 제3군단은 현리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제 2연대의 용전분투는 중공군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제2연대가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저항을 계속하자, 중공군은 이곳을 국군 제6사단의 주저항선인 것으로 오판하였습니다. 중공군은 제6사단을 제거하기 위해 5월 19일 새벽부터는 제63군 주력 모두를 이곳에 투입하면서 총공세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장도영 사단장이 원하던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최대한 많은 적들을 끌어 모은 후 화력을 집중하여 일거에 궤멸시키려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선전을 펼친 제2연대가 좀 더 버텨주어야 했습니다.


  총공세를 감행한 중공군은 08시경 제1대대가 방어중인 559고지를 연대규모로 포위 공격하였으나, 제1대대는 근접항공지원 하에 고지를 고수해 내었습니다. 그러나 공중폭격이 종료되자 중공군 증원부대가 장락산맥 계곡으로 투입되어 제1대대의 퇴로를 차단하면서 일순간 위기가 고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굴복할 제1대대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3시간동안 혈전을 펼치면서 5월 19일 15시경, 적의 포위망을 뚫고 연대본진이 있는 나산으로 철수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동시에 울업산을 방어하던 제2대대는 중공군 제189사단이 공격을 받았습니다. 거의 10배나 많은 적의 공격을 받은 제2대대는 19시경 근접항공지원의 엄호 하에 427고지로 철수를 단행했습니다. 이로써 제2연대의 방어정면은 353고지-나산을 연하는 선으로 축소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예전처럼 무질서한 후퇴가 아니라 최선을 다한 방어 후 예정된 후방 방어진지로 이동한 성공적인 철수였습니다. 제2연대는 이곳에서 방어전을 계속 펼쳐내었고 더 큰 전투가 제2연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용문사전투 상황도]


  국군 제6사단을 밀어붙였다고 오판한 중공군 제63군은 20시경 예하 3개 사단 모두를 투입하여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이때부터 제1대대는 나산에서, 제3대대는 353고지에서, 제2대대는 427고지에서 전면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조명탄을 밝힌 가운데 진내로 접근한 중공군과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계속했습니다. 제2연대는 지금까지 어떠한 유엔군 부대들도 경험해 보지 못한 10배나 많은 중공군을 상대로 고립방어전에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된 전투에서 방어진지의 일부가 돌파되고 통신이 두절되는 등 방어진지가 붕괴될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으나, 제2연대는 강력한 정신력으로 방어진지를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기회를 엿보던 장도영 사단장은 현리의 상황이 호전되었다고 판단한 미 제8군의 반격명령이 하달되자 용문산 일대의 주 저항선 좌우에 배치되어 있던 제19연대와 제7연대에 공격명령을 하달하였습니다. 이들 연대들은 5월 20일 05시에 진지를 박차고 나와 반격을 개시하였습니다. 제2연대에 매몰되어 있던 중공군 제63군의 배후를 제19연대와 제7연대가 차단하자 순식간 중공군은 역 포위되었습니다. 그리고 보유하거나 지원 가능한 모든 화력이 포위망 안에 갇혀 있는 중공군을 향해 집중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중공군으로써는 전혀 예상치 못한 기습공격이었습니다.


  5월 21일 03시경 중공군은 서둘러 북한강 이북으로 철수를, 아니 도망치기 시작했고 국군 제6사단의 무서운 추격이 개시되었습니다. 북으로 도망가던 중공군 제63군은 화천저수지에 퇴로가 막히게 되었고 이곳에서 국군 제6사단의 맹공을 받으면서 최후를 맞았습니다. 국군 제6사단은 불과 한 달 전에 사창리에서 당한 수모를 몇 배 이상 중공군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용문산에서 화천호로 이어진 일련의 전투 결과 3개 사단으로 이루어진 25,000여 중공군 제63군은 완전히 격멸되었고 이것은 6·25전쟁에서 국군 유엔군을 통틀어 사단급 부대가 단일 전투에서 거둔 최대의 승리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공군은 화천호에서 녹아내렸고 이후 파로호로 명칭이 바뀝니다.]


  이 놀라운 승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이 화천호를 오랑캐를 물리친 호수라는 의미의 파로호(破虜湖)로 명명하였을 정도였습니다. 그것도 국군 제3군단이 해체될 만큼 국군에 대한 유엔군의 신뢰가 무너지던 바로 그 시점에서 터져 나온 극적인 역전타였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국군을 쫓아다니던 중공군에 대한 콤플렉스를 날려버리는 계기가 되었고 중공군도 더 이상 국군을 얕잡아 보고 국군 방어지역으로 돌파를 시도하는 것이 무모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Posted by LG Inno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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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 2010.09.10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감사합니다. 몇달째 너무도 잼있게 보고 있습니다.

  2. 오늘도 2010.09.10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잘보고 감니다

  3. 비도승우 2010.09.22 0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민해방군 아닌 인민훼방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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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7 공병단 130환경대대 상병 신창균입니다.
    불굴의 의지와 아수라와 같은 용맹으로 인해를 이루는 중공군을 격퇴한 국군 6사단의 이야기를 잘 봤습니다. 제 2연대가 잘버텨주어 중공군을 한 곳으로 최대한 끌어 모아 화력을 집중하여 일거에 궤멸시킨 전략은 훌륭했습니다. 특히 버텨준 제 2연대는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퇴로를 차단당해도 굴복하지 싸우다가 성공적으로 전략적 후퇴를 한 제 1대대 얘기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제 2연대가 10배나 많은 중공군을 상대로 고립방어전에 들어가 싸운 모습에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선배 군인들의 용맹한 정신과 임전무퇴의 정신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25000여 중공군을 괴멸시켜 화천호가 파로호로 명칭이 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6.25 전쟁의 용문산의 승전보는 보는 내내 참 기분좋았던 글이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충성!

    tlsckdrb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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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으로 불려진 고지

생생! 6·25/August의 군사세계 2010.09.02 09:15

  2000년대 들어서 외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리 낯선 광경이 아닙니다.  이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돈 때문인데, 그만큼 우리나라가 문화 예술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시장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그리 의미 있는 시장이 아니었고 한국을 찾는 외국 유명 연예인들도 대부분 전성기를 지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내한 한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 (사진-스타뉴스)]


  그런데 의외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최근 못지않게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6·25전쟁이 발발하고 휴전이후에도 첨예한 대치가 이뤄지던 지난 1950년대가 바로 그랬는데, 당대의 초특급 스타들이 줄지어 내한하였습니다.  그때 한국을 찾은 유명연예인들을 살펴보면 밥 호프(Bob Hope), 마릴린 맥스웰(Marilyn Maxwell), 미키 루니(Mickey Rooney),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등 이루 거명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1950년 10월 최전선인 원산에서 위문공연을 펼친 밥 호프]


  당시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여서 문화 예술 분야에서 세계의 주목을 끌만한 시장이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평생 이름도 들어 본적이 없던 한국을 찾아왔던 이유는 주한미군을 위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954년 초에 방한한 먼로는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미군 당국의 요청이 있자 망설이지 않고 한국으로 곧바로 건너와 병사들을 위해 한 겨울에 얇은 무대복을 입고 공연하였을 정도로 열정적이었습니다.


[신혼여행 도중 방한하여 공연 중인 마릴린 먼로 ]


  대부분 그들은 금전적인 대가도 없이 자발적으로 찾아온 경우여서 최전선의 불편한 시설을 결코 탓하지 않았습니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그들은 오히려 이것을 당연한 의무로까지 생각하였습니다.  사실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만 그런 것은 아니었고 당시 우리나라의 연예인들도 위험한 최전선으로 병사들을 찾아가 사지에서 고생하는 국군을 위문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연예인들도 병사를 위문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을 찾아왔던 할리우드 스타들 중에는 1957년 방한 한 제인 러셀(Jane Russell)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1953년 빅히트를 기록한 영화인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Gentlemen Prefer Blondes)’ 에서 먼로와 주연으로 함께 나온 또 한명의 유명 섹시스타였습니다.  방한한 그녀는 경무대를 방문하여 이승만대통령을 예방하고 전방부대를 찾아가 위문공연도 펼쳤습니다.


[1957년 방한 한 제인 러셀의 모습]


  그런데 러셀이 잘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본의 아니게 그녀는 한국전쟁과 상당히 관련이 많습니다.  흔히 철의 삼각지대라 불린 중동부 전선의 요충지 금화에 있는 쌍둥이 고지를 미군들은 제인러셀고지라고 불렀기 때문입니다.  제인러셀고지는 피로 흘러넘친 격전지였던 단장의 능선, 피의 능선, 저격능선 부근에 있던 무명고지였는데, 이곳의 이름이 제인러셀로 불리게 된 데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작전지도에 표기 된 제인러셀고지]


  툭 튀어 오른 쌍둥이 봉우리가 마치 러셀의 풍만한 가슴을 닮았다고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것이었습니다.  러셀의 가슴은 할리우드 여배우 중 최고라고 여겨질 만큼 유명하였는데 삭막한 전쟁터에서, 그것도 병사들이 수 없이 죽어가며 빼앗고 지켜야할 고지의 이름을 만인의 여인이었던 그녀의 가슴을 상상하며 지었다는 것은 상당한 아이러니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지옥의 전쟁터에서 잠시나마 낭만을 찾으려 하였던 것 같아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 출연 중인 러셀과 먼로]


  1951년 휴전회담이 개시된 이후 한국전쟁의 양상은 양측 모두 이기려 하지도 그렇다고 지려 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변화하였고 그 결과 고지전이 가열되었습니다.  만일 전선을 돌파하여 전선을 밀어붙일 생각을 하였다면 그냥 지나쳐도 될 수많은 무명의 고지들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병사들이 총과 폭탄에 의해 사라져갔습니다.  따라서 사람의 발길이 미치지 않던 깊숙한 곳에 있던 이름 모를 수많은 고지는 현실에 등장한 지옥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병사들은 잠시간 낭만을 찾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그러한 와중에서 그들은 잠시 동안 전쟁을 잊고 싶었는지 전쟁과 관련 없는 많은 이름들을 전선의 무명고지 위에 남겼습니다.  화채그릇을 빗댄 펀치볼(Punch Bowl)전투, 먹음직스런 돼지갈비를 연상시키는 폭챂힐전투(Porkchop Hill)도 그러한 예 중 하나였고 제인러셀 또한 본의 아니게 선택된 이름이었습니다.  하지만 병사들의 희망과 달리 제인러셀 고지위의 전투는 결코 아름다울 수는 없었습니다.  단지 이름만으로 바뀔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LG Inno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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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로그 2010.09.02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펀치볼 지역에 근무했던 경험이 있어 화채그릇을 빗댔다는 말을 들으니 상당히 공감이 가네요. 실제로 보면 움푹 파여 있기는 했었던... 그 움푹 파인 곳에는 탱크도 못올라온다고... 저희 부대는 81미리 박격포가 도수운반이 안돼 들고 다녔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건너편에 북한군은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우리는 산 뒤에 초소를 짓고 있었고... 하지만 기억나는 것은 산 높은 곳에 있어 볼수 있었던 맑은 하늘, 은하수, 등이네요. 잘읽었습니다.

  2. biomass pellets 2011.09.15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지금의 한국이 존재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요론? 글들 많이 올려주심 참 좋을 것 같네요^^ 좋은 공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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