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의 '행진' 인해전술(1/2)

생생! 6·25/울프독의 War History 2011.08.22 09:15

 중공군의 인해전술은 전 중국 국방상 임표가 폐결핵을 치료하러 모스크바에 갔을 때 쥬코프 원수의 대독일 전쟁에서 구사한 전략을 보고 배워왔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 인해전술이 6ㆍ25전쟁 때 중공군의 대표 전술이 된 것은 유엔군의 화력에 내놓을 것이라고는 인력밖에 없었던 팽덕회와 그 부하 간부들이 집중 사용했었기 때문이다. 6ㆍ25전쟁에 최초로 인해전술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50년 12월 초 장진호 하갈우리를 공격했을 때 였었다.

[하갈우리]


 인해전술의 변형인 행진 돌격은 그보다 더 먼저 있었다. 즉 도로를 따라 적을 공격해 올 때 공격 대형이 넓게 산개한 횡렬이 아니라 대오가 정연한 4열 종대로서 공격해 왔다는 사실이다. 공격이 아니라 행진이다. 즉 선두 병력이 방어측의 총에 몰살당하기 좋은 대형이다.

 이것은 비상식적인 군사적 행태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그러나 6ㆍ25전쟁 전사 곳곳에서 이 비상식이 발견된다. 미 해병들의 장진호 전투의 덕동 고개에서 그 비상식의 행진 공격이 선보인다.

[겹겹히 포위 된 덕동 고개의 F중대를 구출하기 위한 미 해병 7연대 1대대의 산악 기동, 하갈우리의 인해전술 공격 보다 조금 이른 덕동 고개 전투에서이다.]


 덕동 고개 전투는 1950년 11월 27일부터 12월 1일 까지 미 해병 7연대 F중대가 구출될 때까지 연대 규모의 중공군 공격을 나흘간 막아내며 적을 2,000명이나 섬멸한 전투다. 미 해병 7연대 F중대는 유담리 하갈우리 도로에 옆에서 누에처럼 튀어나온 산줄기에 역시 산등성이에서 도로까지 누에처럼 길게 포진하고 있었다. 

 중대는 다음날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중대장 바버 대위는 예감이 좋지 않아 중대원 전원에게 개인호 구축을 명령했다. 전 중대원은 저녁 내내 개인호를 팠다. 중공군의 대군은 11월 27일 심야 유담리 쪽에서 4열 종대로 행진해 나왔다. 그 광경을 마틴 러스의 '브레이크 아웃'에서 살펴보자.

 참호를 다 판 것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든 중대장 바버 대위가 한숨 잤나 싶었을 때 그론왈트 하사가 급히 깨우는 바람에 눈을 떴다.
 "중대장님! 바버 대위님"
 "응 무슨 일이야?"
 "2소대장이 보고하기를 주민들이 전부 도로를 따라 내려오고 있답니다."
 "주민들이? 지금 몇 신가?"
 "새벽 4시가 다 되었습니다."
 바버 대위는 일어나 손으로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알았어! 2소대에게 연락해서 우리가 심문하러 갈 때까지 주민들을 거기 정지 시키라고 해!"

 산 밑자락에서 경계를 서던 기관총 사수 잭 패이지 일병은 도로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기관총의 장탄을 한 뒤 노리쇠를 잡아당기고 점점 더 커지는 그 발자국 소리를 듣던 그는 100미터 위쪽의 도로가 굽어진 곳 근처에서 길게 뻗은 4열 행군 종대가 지고 있는 달빛을 받으며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중공군의 압록강 도강 행진, 전투 공격 때는 4열 종대였다.]


 민간인일 수가 없는 질서정연한 행군 대형이었다. 따발총을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그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민간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은 사라졌다.
(해병들은 흰옷을 잘 입는 현지 주민과 흰 동계 위장복을 입은 중공군을 혼동했다. 이 중공군들은 바버 대위가 예상했던 덕동산 쪽에서 공격한 것이 아니라 유담리 쪽으로부터 도로를 따라 당당하게 공격해왔다.)

 패이지 일병은 기관총 방아쇠를 당겼다. 첫 사격에 중공군은 사방으로 콩 튀듯 흩어졌다. 일부는 도로 옆 2m 높이의 제방을 이용해 기관총 사격을 피할 수 있었으나, 산으로 도주 하려던 중공군들은 산기슭에 위치했던 피터슨 소대의 진지에서 쏟아지는 수류탄 공격과 기관총 사격을 피할 수가 없었다. 역사가 기록해줄 미 해병대 F중대의 덕동 고개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덕동고개의 행진 공격을 했던 중공군은 그래도 상식적인 공격 부대였다. 비슷한 시기 국군 6사단 7연대 1대대 1중대는 평북 가창 부근 미륵 고개에서 방어 진지를 편성하고 있다가 중공군 대부대의 공격을 받았다.

[중공군의 대공격]


 7연대는 압록강까지 진격했다가 지시에 따라 후퇴하다가 1950년 10월 29일 심야 12시 중공군 대부대의 공격을 받아 완전 붕괴되었었다. 연대장 이하 연대원들은 산산이 흩어져 엄중한 중공군 포위망을 뚫고 겨우 탈출해 나와야했다. 연대는 겨우 장비와 신병들을 받아 재편성했었다.

 아래는 7연대 1대대 1중대장이었던 이대용 대위(준장 예편)의 수기 ‘국경선에 밤이 오다’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대용 대위 - 대대장 시절]


 이 대위의 1대대는 중공군 2차 전역의 대공세 때인 1950년 11월 29일 맹산 북창과 가창 사이에 있는 미륵 고개에 배치되었다. 명령을 너무 늦게 받아 1대대가 미륵 고개에 도착한 것은 밤 11시 30분경이었다. 미륵 고개에는 도로가 둘이 있었다. 하나는 산기슭에서 활의 활짱처럼 반원을 그리며 산고개로 향한 신작로와 산기슭에서 직선으로 산고개로 향하는 오솔길이었다.

 이 대위의 1중대는 산기슭에서 미륵고개로 일직선으로 형성된 오솔길 중턱 산의 5부 능선에 배치되었다. 신병들이 야전삽을 지급 받아 오지 않아서 참호도 파지 못하고 빨리 날이 새서 미 1기병사단과 진지 교대만을 하기를 바랠 따름이었다.

 그가 무덤 주변에서 잠깐 눈을 부쳤을 때 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며 전방의 신병들이 와르르 밀려 패주해왔다. 이 대위도 집중 사격을 받으며 얼떨결에 이들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이 대위도 산 능선에 방어선을 펴볼 생각에 산고개로 후퇴했지만 대대장 김용주 중령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다시 산길을 내려갔다.

 고갯마루에서 10여보 내려간 곳에 신작로와 오솔길이 나누어지는 곳에 주막집이 있었다. 구 길인 오솔길은 직선을 그으며 골짜기를 따라 밑으로 내려가고 신작로는 거의 직선 코스로 약 40-50미터 내려가다가 급 커브를 그렸다. 바로 그 급커브에 1대대 중화기 중대의 수냉식 기관총 1문이 배치되어 있었다.

[M1917 수냉식 기관총]


 이 기관총은 만약의 경우 이대용 대위의 1중대를 돌파하고 올라오는 오솔길의 적을 사격하기 위한 종심 깊게 배치한 후방의 기관총이었다.(상황은 그렇게 되었다.) 그런데 이 수냉식 기관총이 돌연 총성을 내며 불을 뿜기 시작했다. 궁금했던 이 대위는 이를 지켜보았다.

 큰길을 따라 올라오던 먹구름 같은 군인 행렬의 집단은 기관총구의 불과 2-3미터 앞에서 정강이를 맞고 비명을 지르고 쓰러지고 있었다. 이윽고 뒤에 따라오던 군인 집단의 일부는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를 소총으로 쏘고 있었다. 이 대위는 고개 아래 배치했던 아군 3중대가 퇴각하다가 화기 중대에게 사격을 당하는 것으로 알고 달려갔다.

 군인 대열의 선두는 기관총 사격에 정지 된채로 있었으나 그 뒤에 따라오는 군인의 물결이 뭉개뭉개 구름같이 몰려 올라오고 있었다. 마치 대도시의 길 한복판에서 교통사고가 난 직후에 몰려드는 인파와도 같았다.

 이 대위는 이들이 퇴각하는 아군으로 착각하고
 "너희들 3중대냐?! 아군끼리 싸운다!"
 그런데 뜻밖에도 상대방의 대답은 한국 말이 아니었다.
 "쏼라! 쏼라!"

 놀란 이 대위는 몸을 뒤 돌려 고개 마루 위로 달렸다. 그의 뒤로 따발총탄이 따라왔다. 이 대위가 따발총탄을 피하기 위해서 몸을 날린 다는 것이 옆의 오솔길로 굴러 떨어졌다.

[따발총]


 충격으로 소지한 M2카빈 소총마저 부서진 그는 피신한 자세로 중공군이 행진해서 고개를 넘어 가는 것을 지켜 보아야했다. 미륵 고갯 마루 바로 밑에서 수냉식 기관총 사격에 잠시 멈칫했던 중공군의 행진이 다시 재개되었다. 중공군은 고개 마루터기에서 가창 방면을 향하여 오른쪽으로 구부러진 신작로를 향하여 쏼라 대면서 줄줄이 걸어 나갔다. 중공군의 행군 대열을 약 3시간이나 계속 되었으며 제일 후미에는 마차들이 굴러 가고 있었다.

 이 대위의 1대대는 중공군의 행진 인해 전술에 밀려 후퇴하였고 이 대위는 혼자 11시간 동안 중공군의 배후를 뚫고 미 1기병사단 제 8연대의 3대대와 만나 중대를 재집결할 수가 있었다. 중대는 약 20명의 실종 장병이 발생했다.

 전사의 한 첨부다. 중공군은 그 한 달 전인 11월 1일과 2일 사이 밤, 평북 운산에서 바로 이 1기병사단 8연대 3대대를 포위 차단해서 대대를 완전히 섬멸해 버렸다. 900명의 대대원 중에 무사히 이 죽음의 골짜기를 탈출해 나온 인원은 단 200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대대장 로버트 오몬드 소령은 중상을 입고 포로가 되었으나 곧 사망하고 말았다. 전차 17량과 105mm포 13문을 상실했으며 다량의 중화기를 유기해야 했다. 대부분 부상병들인 미군 포로들은 북한군에게 인계 되었는데 북한은 이들을 청천강 지류인 구룡 강변에서 전원 학살해 버렸다.

[청천강을 건너 후퇴하는 유엔군]


 이 대위의 부대를 격파하고 전진했던 중공군은 가창에서 바로 한 달 전의 승리를 꿈꾸며 세차례나 1기병사단에게 야간 공격을 가했지만 미리 대비하고 전차 20여량을 주축으로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던 1기병 사단에게 대패했다.

 어찌된 일인지 미 전사에 1기병 사단이 대승리를 한 가창 전투는 크게 소개되어 있지 않다. 그들이 대패했던 운산 전투가 크게 언급되어 있는 것과 대조가 된다. (계속)

Posted by LG Inno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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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재흥 2012.04.08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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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으로 끝난 감격, 초산전투(2/2)

생생! 6·25/6·25전쟁 10대전투 2011.07.08 10:30

 7연대를 구하기 위해 2연대가 출동하는 도중 주원계곡을 통과하게 되었을 때, 봉우리 위에 매복하고 있던 중공군의 기습사격이 시작되었습니다. 피할 곳이 없을 만큼 순식간에 적에게 포위된 2연대는 우왕좌왕하였고, 날이 저물고 공중지원도 무산된 상태에서 사방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와 더불어 꽹과리, 나팔, 피리소리가 울려 퍼지자 2연대 장병들은 그동안 전혀 경험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공포에 급속히 빠져들었습니다.

<중공군이 구사한 낯선 전술에 급속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연대는 어디에다 대고 총을 쏘아야 할지도 모른 체 하염없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접한 중공군의 전술은 대개 이처럼 산악지대에서 야간에 고도의 심리전을 병행한 패턴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아군은 중공군 참전 초기에 적의 낯선 전술에 상당히 곤혹을 치렀지만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었고, 이 전술은 이미 국공내전 등에서 흔하게 사용하던 방법이었습니다.

 이처럼 7연대를 구하러 달려가던 2연대가 오히려 먼저 전멸당할 형국이 되자 7연대의 철수 또한 자력으로 타개하여야 할 처지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사단본부와 함께 후방에 있던 19연대도 거의 동시에 출몰한 중공군을 막아내는데 급급하여 어떠한 도움도 제공할 수 없는 참담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압록강까지 제일 먼저 진출하였던 6사단은 연대별로 쪼개져 와해되기 시작하였고, 살아남기 위한 각개 병사들의 탈출이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전쟁은 새롭게 변하였고 통일의 꿈은 멀어졌습니다-군우리에서 중공군의 급습으로 대패를 당한 미 2사단의 잔해> 


 공교롭게도 이 당시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여 병상에 있던 6사단장 김종오는 예상치 못한 급박한 상황을 당하고난 후 "최선을 다하여 철수 작전에 성공하기 바람"이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한마디로 명령이 아닌 도와 줄 방법이 전무하니 알아서 후퇴하여 살아달라는 기원문이었습니다. 동계복장이나 보급품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6사단은 휴대가 불가능한 중장비를 파기한 체 완전히 쪼개져 형극의 탈출 길에 올랐습니다.

 뿔뿔이 흩어진 장병들이 두려움, 혹독한 추위 그리고 배고픔을 극복하며 계곡과 산등성이를 따라 무작정 남쪽으로 내려와 11월 6일 개천에 집결하였을 때, 탈출하는데 성공한 병력은 열흘 전 압록강 도착 당시의 50퍼센트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장비는 거의 망실된 상태였습니다. 한마디로 부대 해체 수준까지 다다른 심각한 몰락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고 전혀 다른 형태의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사실 6사단뿐만 아니라 전 전선에서 동시에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이처럼 온 국민이 통일을 꿈꾸게 하였던 6사단의 북진은 초산전투 후에 일장춘몽으로 끝나고, 순식간에 악몽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참담한 상황은 6사단 뿐만아니라 전선의 이곳저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전쟁을 주도하던 미군도 갑자기 출몰한 중공군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1.4후퇴 후 중공군의 약점이 간파 된 후에야 이런 공포를 겨우 극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경으로 향한 감격의 진격이 이렇게 갑자기 반전을 맞은 가장 큰 이유는 한마디로 만용 때문이었습니다. 북진이 개시되면서 UN군 지휘부는 전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판단하여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아군이 38선을 넘은 뒤에 거듭된 경고를 하였지만, 미국은 내전을 간신히 끝낸 중국이 새로운 전쟁에 뛰어드는 것이 불가능하며 만일 참전하더라도 극히 형식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며 애써 무시하였습니다.

<일장춘몽이 악몽으로 바뀐 초산전투는 영원히 기억하여야 할 반면교사입니다.>


 더불어 북으로 갈수록 전선이 급격히 넓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북진 당시 아군은 옆 부대와의 연결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단거리 경주처럼 앞만 보고 종으로 내달리는 무모함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벌어진 틈새로 침투한 중공군에게 쪼개져서 고립된 아군은 녹아내렸고, 결국 통일의 꿈은 접게 되었습니다. 압록강에 손을 담근 대가로 너무 큰 피해를 입은 초산전투는 결코 잊지말아야할 반면교사라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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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으로 끝난 감격, 초산전투(1/2)

생생! 6·25/6·25전쟁 10대전투 2011.07.05 16:58

 1950년 10월, 차례대로 38선을 돌파한 국군과 유엔군은 인접부대와의 연결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누가 일등으로 한만국경에 도달하는가 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무제한의 진격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미 해병 1사단처럼 신중하게 진격한 부대도 있기는 했지만,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종결짓고 싶은 욕심이 앞섰던 맥아더를 비롯한 최고 지휘부는 이러한 경쟁적인 진격을 오히려 독려하였습니다.

<북진이 개시되자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선두를 달린 부대가 전선 중앙부를 가르며 압록강으로 향하던 국군 6사단이었습니다. 지난 춘천전투, 동락리전투, 낙동강방어전 등에서 북한군에게는 결코 넘을 수 없던 철벽으로 명성을 떨쳤던 6사단은 제일 먼저 국경에 도착하는 영예를 얻기 위해 쉬지 않고 진격을 계속하였습니다. 함경도 방향으로 진군한 미 10군단이 10월 25일에서야 원산에 상륙하기 시작하였을 때, 6사단은 이미 압록강을 목전에 두고 있었을 만큼 진격이 빨랐습니다.

 이미 북한의 기후는 겨울로 향하여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데, 6사단 장병들은 하복차림으로 추위를 참아가며 진격에 진격을 거듭하였을 정도였습니다. 낙동강을 박차고 나온 이후 계속된 승리와 진격의 즐거움은 추위와 배고픔도 잠시 잊게 만들었고 통일의 증거인 국경 도착을 가장 먼저 이룬 부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일분일초가 아까웠던 그들은 후방으로부터의 보급을 기다릴 틈도 없이 앞으로 내달리기만 하였습니다.

<국군이 압록강에 도착하였다는 소식은 온 국민을 들뜨게 하였습니다.>


 6사단의 선도 부대인 7연대는 희천(熙川)을 점령한 후 1950년 10월 26일 북한군의 간헐적인 저항을 2시간에 걸친 공방 끝에 격멸하고 국경도시인 초산(楚山)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그리고 쉬지 않고 2시간을 더 북으로 내달린 끝에 14시 15분, 선발 1대대가 꿈에 그리던 압록강에 손을 담글 수 있습니다. 낙동강방어선의 신령에서 반격을 개시한 지 40일 만에 하루에 15킬로미터 이상을 달려가며 달성한 위업이었습니다.

 여기까지 달려온 병사는 감격에 겨워 조심스럽게 압록강 물을 수통에 담았고 이 장면은 이후 두고두고 국군역사의 자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6사단의 국경 도착은 즉각 후방에 알려졌고 국민들은 드디어 통일이 되었다고 환호하였습니다. 6ㆍ25전쟁 당시 6사단 7연대 외에 한만국경에 도달한 부대로는 미 7사단 17연대가 있는데, 이들이 압록강변의 혜산진에 다다른 것이 11월 21일이었으니 이와 비교하면 6사단의 엄청난 진격속도를 알 수 있습니다.

<11월 21일 혜산진에 도달한 국군 6사단 7연대. 미군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쾌거였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전체가 감격에 겨워하던 바로 그때 가까운 산속 깊숙이에 숨어서 7연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한 떼의 무리가 있었습니다. 은밀히 남하하여 매복 중에 있던 중공군이었습니다. 중공군은 바로 어제 운산방면으로 진군하던 국군 1사단과 교전을 벌이면서 처음으로 그 정체가 확인되기는 하였지만, 참전규모나 성격 등에 대해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북진이 한참이던 10월 19일 이미 압록강을 넘은 중공군은 한반도 북부 깊숙이 산줄기를 타고 소리죽여 남하하였고, 그중 38, 40軍(서방측 개념으로 군단)이 초산과 북진(北鎭) 사이의 깊은 산속에 포진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7연대가 예상보다 빨리 초산을 향하여 다가오자 한창 배치 중에 있던 중공군은 주력부대가 노출될 것을 우려하여 국군이 계속 앞으로 전진 하도록 고의로 방치하였습니다.

<아군이 정신없이 앞으로 나갈 때 중공군은 은밀히 배치되었습니다.>


 비밀리에 준비를 완료한 중공군이 공세를 개시하자 전황은 급속히 반전되었습니다. 감격하고 있던 7연대는 그날 저녁 퇴각로가 차단되었음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암울하게 바뀌었었습니다. 사단본부로부터 온정리에 있던 2연대가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이동할 테니 회목동으로 철수하라는 긴급명령을 하달 받고 7연대는 후퇴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구원에 나선 2연대는 그들 등 뒤에 또 다른 늑대 떼가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계속)

Posted by LG Inno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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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soFlex 2011.11.05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시하자 대대는 1950년 11월 1일 평양으로 이동하였고, 5일 황주 외곽에서 적의 은신처를 기습 공격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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