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유환(無備有患)의 대표적 전투, 오산전투(4/4)

생생! 6·25/6·25전쟁 10대전투 2011.04.12 21:39

북한군은 차츰차츰 전진하여 들어왔고,
일부는 죽미령 좌우로 우회하여 퇴로를 차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동시에 전차가 중앙을 돌파하자 방어선이 급속히 붕괴되었고,
스미스는 포위망이 뚫려있는 92고지를 경유하여 철수하라는 명령을
부대원에게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이때까지 대오를 갖추었던 스미스특수임무부대는
아래에 매복한 적에게 마지막 일격을 당하였습니다.


스미스특수임무부대의 대패에 사기를 잃고 천안으로 도망치는 34연대

미군은 병력, 화력, 병사의 훈련면에서 북한군에 뒤졌습니다.
그들의 뒤에는 증원군도 없었고 당연할 것으로 믿었던 항공지원도
기상상태로 인하여 기대 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통신망을 이용하여 지원을 받을 최소한의 방법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준비소홀이 결국 세계 최강이라는 미군이 뼈아픈 일격을 당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최초 540명이었던 스미스특수임무부대는 천안에 집결했을 때 전사 120명, 포로 및 실종 36명 그리고 150여명의 부상자와 더불어 모든 중화기는 완전히 유기 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스미스특수임무부대는 북한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인해 그들이 어떠한 패배를 당하였는지 확인 할 시간도 없이 34연대가 배치되어 있는 천안으로 철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미군의 참전에 놀랐으나 사기가 오히려 올라갔다고 증언한 북한군 2군단 작전참모 이학구

미군의 의도대로 오산전투는 북한군에게 미군의 참전사실을 각인시켜는 주었으나
의도와 달리 북한군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후에 포로가 된 북한군 2군단 작전참모 이학구는
"오산에 미군이 와 있다는 것을 알고 몹시 놀랐지만
초전에 격파하여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산전투는 앞으로 계속 될 암울한 앞날의 시작이었습니다.

평택~안성선에 방어선을 설치하고 적을 기다리던 34연대는
스미스특수임무부대의 참담한 패배 소식을 접하자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 북한군이 나타나자 전의를 상실하고 곧바로 천안으로 철수하다가
숨쉴 틈 없는 북한의 호된 공격에 급속히 붕괴되면서 6ㆍ25전쟁 중 해체되었고 이후 재편성되지 않은 유일한 연대라는 불명예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미 24사단의 수모는 아직도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맹렬히 지휘하였지만 적의 포로가 된 윌리엄 딘 미 24사단장

대전에 배치되어 있던 24사단 19연대는 북한군의 우회 포위 전술로 위기에 직면하여
옥천으로 후퇴, 미 1기병사단의 구원을 받고나서야 간신히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미 24사단은 전사에 길이 남는 대참패를 당하였던 것인데
굴욕의 대미는 딘(William F. Dean) 사단장의 실종이었습니다.
그는 최전선에서 맹렬하게 부대를 지휘하였지만, 낙오되면서 적의 포로가 되었고
휴전 후에 겨우 생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총 16,000명의 병력과
국군 전체보다 많은 4,800대의 차량을 보유했던 미 24사단은
7월 5일 오산전투를 시작으로 7월 21일 옥천전투까지
17일 동안 7,000명의 병력과 장비의 60퍼센트를 잃었는데,
미군 전사에는 이를 'defeat after defeat'(패배 후 패배)라고 표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결국 상황을 심각하게 깨달은 미군은 낙동강에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고서야
미개한 군대라고 판단하고 있던 북한군의 공격을 겨우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적을 얕잡아 본 오만함은 계속된 패배를 불러왔습니다

충분한 준비없이 적을 깔보고 달려들었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 것이었는지
미군은 24사단의 굴욕으로 똑똑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 사자가 한 마리의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진리를 망각하였던
미군은 죽미령에서부터 겪었던 치욕을 절대 잊지 않으려고
각종 교육을 통하여 반복하여 이를 학습하고 되뇌이고 있습니다.

미 육군사관학교의 워싱턴 홀(Washington Hall)에 가면
미군이 참전한 여러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그려 넣은 '스테인드글라스화'들이
벽에 장식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이들 모두 한심한 이유로 패전한 전투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오산전투입니다.
그만큼 미군 역사에 무비유환의(無備有患) 역사로 기억될 충격적인 패배였던 것입니다.


워싱턴 홀의 '스테인드글래스화'

비록 미군은 최초 전투에서 참담한 패배를 맛보았지만 자랑스러운 승전이 아닌 이런 악몽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미군 당국의 이러한 자세는 이라크전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 최강의 군대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라는 점을 우리는 잘 알아야 할 듯싶습니다.
우리 땅에서 벌어진 전쟁에 참전한 외국의 군대도 이를 잊지 않기 위해 이처럼 노력하는데 막상 요즘 우리세대는 많이 잊고 지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끝)



 

Posted by LG Inno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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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유환(無備有患)의 대표적 전투, 오산전투(1/4)

생생! 6·25/6·25전쟁 10대전투 2011.03.20 15:56


 20세기 이후 전투 중 아무리 강한 나라도 순간의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과 함께 철저히 준비한 군대 앞에서는 아무리 첨단무기를 갖춘 군대라도 패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전투가 바로 1950년 7월 벌어진 오산전투(Battle of Osan)입니다.

                 <오산전투 전적비 (사진-연합뉴스)>

 6.25전쟁 초기에 벌어졌던 이 전투는 대대규모의 부대가 벌인 반나절 정도의 전투여서 단지 규모로만 본다면 그리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듭니다.

 그럼에도 연구대상이 되는 이유는 충분히 예견하고 전투를 벌였음에도 일방적으로
패배한 전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확한 정보도 없이 상대를 얕보고 전투에 임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미군에게 뼈아픈 교훈이 되었습니다.

 1950년 6월 30일, 미군의 파병이 결정되자 급박한 전황을 고려하여 본대 투입 전에 대대규모의 선발대를 항공편으로 먼저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일본 큐슈(九州)에 주둔하던 미 24사단 예하 21연대 1대대가 선발대로 결정되었는데 1개 포대를 증강시켜 7월 1일 부산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선발부대의 이름을 대대장이었던 스미스(Charles B. Smith) 중령의 이름을 따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Task Force Smiths)로 정하였습니다.

                   <1980년대 방한 한 찰스 스미스>

 하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단지 북한군이 한국을 쳐들어왔다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북한군이 어느 정도의 병력과 장비를 갖추었는지, 어떤 전술작전 능력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의 지형과 환경은 어떤지 등등,
전투를 위한 기본적인 사전 지식과 준비도 없이 그들은 무작정 한국으로 이동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미 극동군사령부, 미 8군사령부 그리고 미 24사단, 그 어느 지휘부도 북한군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였습니다.

 미군 정보당국은 북한군을 일제 구식장비로 무장한 7만 명 병력의 4개 사단 정도로 
잘못 판단하였는데, '북한군은 훈련이 제대로 안된 오합지졸의 미개한 군대로서 미군이 나타나기만 하면 도망갈 것이다. 반면 국군은 사기가 오를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때문에
미군 1개 사단이면 북한군의 남진 속도를 충분히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였습니다.

     <미군은 북한군을 전형적인 후진국 군대로 오판 하였습니다>

 미 극동군사령관 맥아더 장군은 미 24사단과 25사단 1개 연대전투단으로 북한군을 최대한 북쪽에서 저지하고, 7월 22일경 해병대와 1기병사단을 인천에 상륙시켜 남북에서 북한군을 공격하여 7월 말에 전쟁을 끝내려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의 임무는 단지 본대가 도착하기 전에 북한군의 선두와 접촉하여 미군의 존재감을 알려주어 북한군이 지레 겁을 먹고 전쟁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후속하여 투입 될 사단 본대도 마찬가지여서 대부분 미군들은 기껏해야 며칠 동안 한국에서 머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다즈케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이동 준비 중인 스미스 특수임무부대>

 한마디로 명령을 내린 장군부터 전투에 참가하는 말단 병사들까지 자만감에 가득 차 너무 상대를 깔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들 스스로 생각 할 때도 불과 5년 전
독일ㆍ일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세계를 주도하고, 거기에 더해 핵폭탄이라는 필살기를 보유한 미군은 정말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따라서 미개한 북한군이 그들의 모습만 보면 겁을 먹고 물러날 것이고, 그 다음은 오늘날 평화유지군처럼 전쟁이전의 상태로 복구 될 동안 잠시 주둔하면서 단순히 치안활동만 할 것으로 여겼습니다.

 
, 북한군과 싸워서 이들을 격멸하겠다는 전투의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군은 2차대전 후 변모한 스스로의 모습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사상 최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었습니다>

 제 2차대전 종전 당시 미군의 규모와 전투력은 어마어마하였는데, 대대적인 감군을 단행하여 병력과 장비가 대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세계 최강이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최신 무기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고, 인류 역사상 최대살상무기인 핵무기는 미국만이 보유한 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5년이라는 세월은 미군이 늙은 사자로 전락하는데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계속)

Posted by LG Inno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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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6.25 2011.03.20 1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올라오는글이네용 @_@ 즐겁게 보고갑니당

  2. 이진형 2011.03.20 2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올해에도 쉽고 유익한 6ㆍ25자료를 많이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찌니후 2011.03.21 1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 시작하나요? 오랜만에 올라온 글이라 아주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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